오늘 점심은 치킨 커리맛 라면으로 정했습니다.

아시아마트에서 구입한 여러 가지 즉석 쌀국수들이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이번 라면에도 기대가 컸습니다.

보통 라면을 끓일 때 달걀이며 파, 양파, 마늘, 버섯 등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넣곤 하는데,

동남아 라면 종류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오늘은 기본 재료만 가지고 끓여보기로 했습니다.

설명에 나온대로 물 두 컵 분량(400ml)이 끓기 시작할 때 면을 넣고 3분간 삶다가

스프 세 가지를 넣고 잠시 후 불을 끈 다음 잘 저어 주었습니다.

세 가지 스프는 하얀색 기본 스프와 빨간색 칠리 스프 그리고 기름이 포함된 양념 스프로,

이곳 마트의 즉석 쌀국수나 우리나라의 대다수 라면들이 채택하고 있는 야채(건더기) 스프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에 보이듯이 조리한 라면은 노란 면과 뽀얀 국물만으로 이뤄져 조금은 밋밋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한 젓가락 집어드니 먼저 풍부한 커리향이 퍼집니다.

간은 적당한 편이고, 동남아 특유의 강한 향신료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면은 적당히 쫄깃한 편인데 우리나라의 일반 라면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커리가 향이라면 국물 맛은 치킨이어야 할 텐데,

쇠고기 국물맛을 표방하는 국산 라면들에서 굳이 쇠고기 맛을 기대하지 않듯이

이 라면에서도 닭고기 맛을 기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진짜 닭고기를 넣어 육수를 만들었다 해도 거기서 닭고기 맛을 감지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전반적으로 치킨 커리맛 라면은 무난한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커리향이 풍부하다는 점인데, 저는 커리를 좋아해서 이 점이 맘에 듭니다.

점심 한 끼로서 라면의 자질을 판가름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찬밥과의 궁합인데,

커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미 대충 짐작하셨겠지만, 치킨 커리맛 라면의 국물은 찬밥과도 무난히 어울립니다.

면의 양이 많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밥 반 공기 정도를 말아 김치와 먹어도 좋겠습니다.

야채나 건더기가 없어서 좀 아쉬운데, 그래서 별점 3점을 주었습니다.

다음엔 부재료를 좀 더 넣고 별 4개짜리로 업그레이드해서 먹어 봐야겠습니다.